섣달그믐에 짓다(除夜作)
상태바
섣달그믐에 짓다(除夜作)
  • 曠坡 先生
  • 승인 2020.12.31 09: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시가 좋다

        섣달그믐에 짓다(除夜作)

 

여관한등독불면(旅館寒燈獨不眠)/여관의 찬 등불 아래 홀로 잠 못 이루니

객심하사전처연(客心何事轉悽然)/나그네 마음 어찌 이리 쓸쓸하기만 한가

고향금야사천리(故鄕今夜思千里)/고향은 이 밤에 천 리나 멀어 생각뿐인데

상빈명조우일년(霜鬢明朝又一年)/흰 귀밑머리 아침이면 또 한 해 더하겠네

 

*또 한 해를 보내며

중국 당나라 때의 시인 고적(高適)의 시입니다. 이백·두보 등과 친했던 당대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제야를 고향의 집이 아닌 멀리 타향의 여관방에서 맞는 나그네의 심정이 시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1구의 한등(寒燈)과 2구의 처연(悽然)이 만나면서 타향에서 제야를 홀로 보내는 나그네의 마음이 더욱 외롭고 쓸쓸해지는 심경을 강조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3구의 천리(千里)와 4구의 일년(一年)이 조우하면서 그 숫자가 나그네의 마음을 더욱 허전하고 아쉬운 미련을 남기게 만듭니다.

이제 달력이 마지막 한 장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그 한 장이 뜯기는 제야의 밤이 지나면 또 한 해가 그렇게 갑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