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시 한 편
눈동자
박희진
파아란 눈동자가
내 안에 들어와서 별이 되었다.
갈색의 눈동자는
내 안에 들어와서 살을 서걱이는
바람이 되고,
초록의 눈동자는
내 안에 들어와서 달가닥 달각
뼈를 건드리는 옥돌이 되었다.
나와 같은 빛깔의 검은 눈동자는
지금 소리 없이
내 안에 들어와서 무엇이 되려는가.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네.
<사랑의 아포리즘>
-별 하나를 키우는 일
사랑은 누군가에게 가서 ‘무엇’이 되는 것이다. 그 무엇이 어느 날 갑자기 나에게 들어와서 나를 눈멀게 하고, 귀먹게 하고, 말 못 하는 벙어리가 되게 한다. 그래서 사랑을 하면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사랑은 내 안에다 별 하나를 키우는 일이다. 밤이 깊을수록 별이 빛나듯, 사랑이 깊어질수록 그 별은 눈부신 광채로 나를 압도해버린다.
Tag
##사랑의시 #눈동자 #박희진
저작권자 © 종로마을 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