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순 씨를 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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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순 씨를 빌려드립니다
  • 권용철 작가
  • 승인 2020.12.1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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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감동시킨 한 권의 책

 

박원순의 책을 읽은 것이 이번이 세 번째다. 첫째는 <프리윌>, 두 번째는 <아름다운 세상의 조건>이었다. 첫째, 둘째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역시 좋다. 책은 그 사람의 생각일진대 박원순, 그의 철학은 항상 단단하고 방향이 바르다.

나라의 일이라는 것도 결국 그 집행자의 철학, 즉 방향의 문제다. 방향만 정확하면 과정에서의 여러 가지 부작용이나 마찰은 어쩔 수 없는 일이며 중요하지도 않다.

박원순은 사실 다양한 인생역정을 살아왔다. 변호사에서 시작하여 참여연대, 아름다운 가게, 희망제작소로 이어지는 시민운동 그리고 서울시장. “벽을 밀면 문이 된다.”는 그의 말처럼 이 책에는 사회와 삶을 가꾸는 많은 아이디어와 함께 여러 벽을 문으로 만든 그의 실천이 나와 있다.

사실 이 책은 이제 취업과 사회생활을 앞둔 젊은이들에게 더 필요한 책이다. 저자는 젊은이들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말한다. 요즈음 지나치게 미래를 걱정하는 조로한 젊은이들에게 “인생은 원래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인생이 물처럼 훤히 들여다보인다면 살맛이 나겠습니까?”라고 말한다. 대기업에 다니다 인생 진로를 바꾼 어느 젊은이의 고백도 가슴에 와 닿는다. “강을 건너기 전엔 강 건너가 무척 불안하고 두려웠습니다. 이곳에선 괜찮은 월급과 안정적인 생활이 보장돼 있었으니까요. 막상 강을 건너고 보니 그곳에도 역시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제가 건너온 저쪽이 별거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책 곳곳에 희망과 용기를 전하는 말들이 가득하다.

“직업은 좋은 인생을 살려는 방편임에도 언제부터인가 혼자 잘살고 남에게 과시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했습니다. 자기 모습을 보려고 타는 초는 없습니다. 주변을 밝히는 게 양초입니다. 나 혼자 잘사는 삶이 아니라 모두가 잘사는 삶이 정말 잘사는 것입니다.”

“내 것이라는 집착을 버리니 오히려 세상이 더 풍요로워졌습니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됩니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세상은 한번 살 만하며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해도 절대 굶어 죽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일전에 여러 책에서 본 <거창고등학교 직업선택 10계명>이 여기에도 소개되어 있다. 넓은 바다로 나가는 젊은이들에게 학교가 제시하는 방향이 적어도 이 정도는 돼야 하지 않을까! 모두가 한 번쯤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거창고등학교 직업선택 10계명-

1.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2.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라

3.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4. 모든 조건이 갖추어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5. 앞다투어 모여드는 곳에 절대 가지 마라

6.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7. 사회적 존경 같은 것을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8. 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9.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반대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10.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는 곳으로 가라.

원순씨를 빌려 드립니다/박원순/21세기 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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