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시 한 편
그리움
이용악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 내리는가
험한 벼랑 굽이굽이 돌아간
백무선 철길 우에
느릿느릿 밤새워 달리는
화물차의 검은 지붕에
연달린 산과 산 사이
너를 남기고 온
작은 마을에도 복된 눈이 내리는가
잉크병 얼어드는 이러한 밤에
어쩌자고 잠을 깨어
그리운 곳 차마 그리운 곳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 내리는가
<사랑의 아포리즘>
검은 땅에 눈이 내려
함박눈이 내려 세상천지를 덮을 때 사람들은 그 흰 눈밭에 상상의 그림을 그린다. 마음속으로 가장 그리워하던 사람의 얼굴과 가장 가고 싶은 곳의 풍경을 떠올린다. 눈은 그리움의 메타포다.
-검은 땅에 눈이 내리듯, 그대 캄캄절벽의 가슴에 그리움이 쌓여 새로운 사랑의 눈을 뜨게 한다. 그리움에서 시작되는 사랑은 그래서 눈처럼 순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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