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지새는 밤(獨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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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지새는 밤(獨夜)
  • 曠坡 先生
  • 승인 2020.11.2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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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가 좋다

홀로 지새는 밤(獨夜)

일수한등독야심(一穗寒燈獨夜心)/차가운 등불 밝히고 홀로 지새는 밤

서풍음엽냉삼삼(西風吟葉冷森森)/서녘바람 서늘한 나무숲 낙엽은 울고

추충사해시인의(秋蟲似解詩人意)/가을벌레도 시인의 마음 헤아린 듯이

량월허창반고음(凉月虛窓伴苦吟)/달빛 창가에서 더불어 쓸쓸함 달래네

 

 

가을엔 누구나 시인이 됩니다

조선 말기 순조~고종 연간의 문사 박문규(朴文逵)의 시입니다. 40세에 시 공부를 시작해 고시(古詩) 수만 편을 외웠다고 합니다. 83세에 과거에 급제하여 가선대부의 벼슬을 지낸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가을에는 누구나 한 번쯤 시인이 됩니다. 더구나 깊은 밤, 가을벌레가 울 때면 그 분위기 자체가 바로 시입니다. 가을밤에 시인이 시를 읊는 것이나, 귀뚜라미가 달빛 내린 뜰에서 우는 것이나, 그것은 다 같은 의미로 통합니다. 이때 시인이나 귀뚜라미는 동격의 의미를 지닌 감정의 주체가 됩니다.

이 세상에서 소리로 들려주는 것, 색채로 표현하는 것, 향기로 다가오는 것, 맛으로 음미 되는 것, 피부로 느껴지는 것, 즉 오감(五感)에 호소하는 모든 것은 시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오브제들입니다.

이 가을에, 모두 시인이 되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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