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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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강
  • 당현준 기자
  • 승인 2020.11.2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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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 소식] 전진우 장편소설 '그대의 강'

 

베트남과 한국을 관통하는 질곡의 현대사

그 비극의 원점(原點)을 찾아가는 여정

끈질긴 투쟁을 전개한 끝에 1954년 마침내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이룬 베트남.

그러나 북위 17 도선을 경계로 북베트남에는 공산주의 정권이, 남베트남에는 미국의 비호를 받는 정권이 들어선다.

북베트남 하노이 근교 지주의 아들이자 프랑스 학교 교사였던 람은 가족을 데리고 남쪽의 사이공으로 이주한다.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후 미 군정이 들어선 1946년 대구의 소작농 아들이자 우편국 직원인 박용민은 미군정과 경찰의 하곡 공출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죽도록 매를 맞은 아버지를 업고 집으로 돌아온다.

식민 경험, 해방 후의 혼란과 좌우 대립, 미국의 개입, 분단과 전쟁까지. 베트남의 현대사는 우리의 역사와 너무나 닮았다.

이곳과 그곳에 살았지만, 이제는 잊힌 이들의 이야기,

그리고 끝내는 베트남 전쟁에서 서로 맞닥뜨리게 되는 두 나라 반세기 역사에 바치는 애도.

전진우의 이 소설은 베트남과 한국을 배경으로 두 집안의 4대에 걸친 이야기를 번갈아, 교차 서술한다. 출세를 위해 영어를 공부해 미군의 통역장교가 된 람, 프랑스 경찰에서 남베트남 정권의 보안경찰로 자리를 옮긴 람의 동생 키엠, 아버지와 삼촌의 바람과 달리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에 투신한 아들 타오와 그 가족의 이야기가 한 축을 이룬다. 다른 한 축은 아버지와 마을 사람들을 착취하고 두드려 팬 친일 순사 출신 경찰에게 복수하고자 파업과 집회에 나섰다가 대구 항쟁의 물결에 휩쓸려 빨치산이 된 박용민과 그의 아내 선옥, 형제 같은 박용민의 아내를 짝사랑했지만 이루지 못하고 한국전쟁에서 상이군인이 된 박명도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이다.

 

저자 전진우

1949년 서울 출생으로 고려대 국문과와 서강대 언론대학원을 졸업했다. 1976년 동아일보사에 입사, 동아방송 기자로 활동하다 1980년 광주민주화항쟁에 대한 신군부의 언론 검열에 맞선 제작거부 운동에 참여, 강제 해직되었다. 1988년 동아일보사에 복직되어 월간 신동아 기자와 편집장, 동아일보 논설위원과 논설실장, 대기자를 지내고 2007년 퇴직했다. 퇴직 후에는 한성대와 경원대(현 가천대), 단국대 등에서 미디어와 현대사 등을 강의했다.

해직 기자 시절인 198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 당선으로 등단하여 『하얀 행렬』(1989), 『서울의 땀』(1994) 등 소설집을 냈으며, 언론사 퇴직 후 장편 역사소설 『동백』(2014)과 소설집 『유쾌한 인생』(2015)을 출간했다. 칼럼집으로는 『역사에 대한 예의』(2007)가 있다.

그대의 강/ 전진우/도서출판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