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시 한 편
독약 같은
조창환
먹을수록 허기지는
순금의 탄식이다
시퍼런 면도날 하나로
썩둑 그어버린
모닥불이다
수정 구슬 속의
번개 자국이다
저 무명한 캄캄한 살 속에
들이붓는
독약 같은
그리움
<사랑의 아포리즘>
-사랑의 허기를 메우기 위해
그리움은 사랑하는 임에게로 띄워 보내는 마음의 연서다. 그러나 그 연서는 날아가지 못한 채 그대 발밑에 낙엽처럼 쌓여만 가고, 드디어 ‘캄캄한 살 속’으로 저미듯 스며들어 ‘독약 같은’ 사랑이 된다.
사람들은 사랑의 허기를 메우기 위해 누군가를 그리워한다. 그러나 그리움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그대 가슴에 뻥 뚫린 구멍만 만들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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