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시장 그리고 Garage S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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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시장 그리고 Garage Sale
  • 최덕희 교수
  • 승인 2020.08.2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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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영어(41)

 

 

지난번에 야외 벼룩시장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다. 여기서 말하는 중고시장은 제법 큰 건물에서 가구, 책, 부엌살림, 옷 등 가정용품을 파는 재활용 시장을 말한다. 필자가 귀국해 강남의 모 아파트에서 잠시 거주한 적이 있다. 그 당시 퍽 비싸 보이는 가구들을 그냥 버리는 주민이 퍽 많아 놀란 적이 있다. 그리고 현재 사는 비교적 서울의 서민 마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재활용 시장이 좀 더 활성화해야 할 것 같다.

북미에선 재활용 시장이 우리보다 퍽 잘 되어있다. 어느 도시를 가더라도 제법 큰 건물에 상점 이름은 좀 다를지언정 취급하는 종류, 운영방식은 거의 같다. 가장 흔한 이름은

‘Your friendly Neighborhood : 당신의 친근한 이웃’ 과 대동소이하다. 이런 가게 이외에 Salvation Army[썰베이션 아미] (구세군)에서 자기들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재활용 상점이 있다.

이런 상점은 대부분 가구를 취급하기에 매장이 퍽 넓은 곳이 필요하다. 가구, 의상뿐 아니라 전기기구, 부엌기구 그 밖에도 수많은 품목을 취급한다. 이런 곳에서 취급하는 모든 물품은 모두 기증받은 물건이다. 가구같이 좀 큰 item은 그곳에 전화하면 차를 가져와 운반까지 해 간다. 그들의 자세한 경영 방식은 잘 모르지만 대개 은퇴한 노인들을 고용해 간단한 수리를 해 진열할 수 있는 상품으로 탈바꿈시킨다. 요즈음 옷들은 워낙 잘 만들어 수선이 거의 필요 없다. 그래도 할머니들을 고용해 단추나 간단한 수선을 시키고 깨끗이 세탁해 거의 새거나 다름없다.

이곳의 가격은 정말 저렴하다. 정찰 태그를 단 가벼운 여름옷들은 4 – 5불 그리고 제법 큰 겨울옷도 10불을 넘지 않는다. 더구나 매주 하루를 정해 Senior Day(노인의 날)라고 노인들 에게는 정찰의 무조건 반값이다. (평일은 10% 할인)

우리나라도 전 서울시장인 고 박원순 님이 설립한 ‘아름다운 가게’가 서울에 몇 군데 있다. 한번 가보니 퍽 잘 운영되고 있었다. 주로 옷 종류를 취급하는데 매장 규모가 좀 작게 느껴졌다. 서울의 비싼 Rent 비를 고려한 탓인 듯하다.

이러한 중고시장은 퍽 좋은 점이 많다. 이러한 재활용 가게가 활성화되면 시민들이 물건을 아끼게 되고 쓰레기 처리비용도 줄고 가장 좋은 점은 노인 일자리 창출에도 한몫한다는 것이다.

Garage[개러지]의 의미는 차고라는 말이다. 북미의 단독주택은 대개 집에 딸린 차고가 필수다. 물론 차고는 Heating (난방시설)은 없지만, 지붕이 있고 실내라 겨울에도 그리 춥지 않다. Garage가 제법 넓어 Snow shovel(눈삽), 요즈음엔 삽 대신 Snow remover[스노우 리무버] (눈 치우는 기계, 우리의 경운기 비슷함), 집에서 필요한 연장 등 많이 있다. 차고 앞에 차 세우는 아스팔트 지역을 Drive way[드라이브 웨이]라고 부른다.

북미에선 여름 특히 날씨 좋은 주말에 주로 단독주택 소유자들이 차고 혹은 그 앞쪽의 Drive way에서 그동안 집에 쌓아 놓았던 잡동사니를 Sale 사인을 걸어놓고 판다. 이런 방식의 개인 집에서 필요 없는 물건을 파는 방식을 Garage Sale[개러지 세일] 혹은 Yard Sale [야드 세일] 이라고 한다.

북미의 웬만한 단독주택의 지하실 그리고 개러지를 가보면 우리 기준에서 만물 창고 같다. 즉 자녀들이 어린 시절, 청소년기를 거치며 가지고 놀던 장난감, 운동기구 등 수많은 물건이 있다. 아이들이 자라 모두 떠나고 은퇴를 앞둔 혹은 은퇴한 주인을 이런 것들을 처분하려 sale을 하는 것이다. 세일을 하기 전 준비 할 것이 있다. 우선 세일품목을 고르고 가격표를 부착해 개러지 혹은 Drive way에 가지런히 진열하는 것이다. 이런 것은 sale 전날 저녁 혹은 당일 새벽에 하면 되지만 그 전에 할 일이 또 있다. 즉 광고하는 것이다. 마을 주변 전봇대에 방을 붙인다. 모월 모시 주소 어디에서 아침 몇 시부터 일몰 시 까지라고. 대개 토요일을 택한다. 그리고 그 전에 지역 신문에 광고도 낸다. 이런 광고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간혹 사는 곳의 한 블록 전체가 세일 하는 일도 있다. 물론 고객을 끌기 쉽기 때문이다.

사는 사람도 차로 여러 곳 이동하기보다 이런 곳을 찾아오면 더 많은 물건을 쉽게 살 수 있다. 여름에 좋은 날 주말이면 신문 광고에 난 세일 광고를 찾아 여러 군데 들르는 수집광도 있다. 본인도 그런 부류에 속한다. 이런 세일은 앞서 말한 중고시장보다 더 싼 가격을 붙여 놓는다. 우선 집 주인들이 가격을 잘 모르고 알아도 처분하기 쉽게 하기 위함이다. 저녁이 되면 팔리지 않은 물품은 대개 Salvation Army나 중고품 상점에 그냥 넘긴다. 여름 좋은 시절 반 재미 삼아 그리고 귀찮은 물건들 처분하는 목적으로 이런 세일을 하며 주인은 매장 근처에서 파라솔 아래서 독서로 혹은 편한 의자에서 Suntan[썬탠] 하며 시간을 보내는 풍경을 종종 본다.

영국에 살 때 거리에서 ‘Boot Sale[붓 쎄일]'이라는 사인을 본 적이 있다. Boot Sale? 전혀 못 보던 용어다. 앞에서 다뤘지만 Boot는 차 뒤 트렁크를 뜻하는 영국식 표현이다.

자세히 보니 모월 모시 토요일 어느 지역에서 Boot sale을 한다는 내용이다. 나의 남다른 호기심에 그곳에 가보았다.

제법 넓은 공간에 많은 차가 주차되어 있고 모두 Boot를 열어 놓고 속의 물건을 보여준다. ‘아하 이게 북미의 개러지 세일이구나’ 하여간 호기심에 물건들을 관찰하고 좀 실망했다. 한마디로 물건들이 너무 낡았다. 가격표를 보니 사고 싶은 마음이 싹 없어졌다. 심하게 말해 정말 쓰레기 같았다. 이 정도라면 북미에선 팔 생각을 아예 안 할 텐데.

1990년대 중반 영국의 경제는 최악의 상태였다. 그 후 호전되어 현재는 퍽 좋다고 들었다. 이렇게 내놓고 파는 것 관찰하면 당시의 영국 서민들의 생활상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매사 침착하고 속이 깊고 따듯한 영국인들 그러나 돈에 대해서는 그렇게 짠돌이로 구는 이유를 조금 알게 해준다.

Key Word

재활용 : Recycling

중고품 : Second hand item

이러한 재활용은 우리의 미래에 매우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살림에 도움이 되는 경제적인 절약뿐만 아니라 우리 미래의 환경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요즈음 미국의 대 회사인 스타벅스에서도 일회용 컵, 그리고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겠다고 선언했는데 좋은 현상이다.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재료가 넘쳐나 지구가 몸살을 앓는다. 아마 인류가 모든 생명체 중에 쓰레기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종족일 것이다. 이런 쓰레기는 결국 지구의 큰 재앙이다. 이런 거시적 시각으로 살아가며 적게 소비하고 꼭 필요한 것만 소유하는 생활 태도가 바람직하지 않을까?

예전 무소위를 실천하고 입적하신 법정 스님의 말씀이 새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