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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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
  • 엄광용 작가
  • 승인 2020.08.21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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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시 한 편

     무화과

                      이은봉

 

꽃 피우지 못해도 좋다

손가락만큼 파랗게 밀어 올리는

메추리알만큼 동글동글 밀어 올리는

혼신의 사랑……

사람들 몇몇, 입속에서 녹아

약이 될 수 있다면

꽃 피우지 못해도 좋다

열매부터 맺는 저 중년의 生!

바람 불어 흔들리지도 못하는.

 

<사랑의 아포리즘>

-꽃 피우지 못해도…...

꽃을 피우는 것만이 사랑은 아니다. 스스로 ‘꽃 피우지 못해도’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온몸을 바칠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다. ‘혼신의 사랑’으로 누군가의 무엇이 될 수 있다면, 온몸을 ‘밀어 올려’ 푸른 하늘을 마주할 수만 있다면…….

꽃이 화려할수록 그 열매는 보잘것없고, 볼품없는 작은 꽃에 큰 열매가 맺힌다. 진정한 사랑은 타인에게 그 화려함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안에서 알토란처럼 여물어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