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이그~ 결혼 기념일도 못 챙기는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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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이그~ 결혼 기념일도 못 챙기는 남편
  • 예현숙 박사
  • 승인 2020.08.1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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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전문상담가 예현숙 박사

 

부부들이 상대에게 기대를 많이 합니다. 아내들은 주로 결혼기념일이나 생일에 맞추어서 남편으로부터 근사한 선물이나 달콤한 사랑의 언어를 기대하게 됩니다. 남편들은 어떤 기대를 하게 되나요? 집에 들어오면 아내가 자기를 향해 방긋 웃으며 잘 수발해 주길 기대하게 되고, 시댁에 잘 해 주길 기대합니다.

어느 38살 된 부인은 신혼 때 남편이 근사한 생일을 챙겨주길 기대했다가 크게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이후 결혼생활 10년이 되도록 올해는 챙겨주려나? 기대했다가 번번이 상처를 입으면서 남편에 대한 실망이 점점 깊어 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정도 되면 포기할 법도 한데 번번이 상처를 입고 상대의 애정까지 의심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결혼 전과 후의 기대치는 달라야 한다

결혼하기 전에는 선물을 잘 챙겨주고 상냥하게 잘 대해 주던 사람이 결혼 후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되면 더 실망하게 되고, 상처가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결혼 후에도 결혼 전과 같은 기대를 한다는 것은 상처를 입기로 작정한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상대가 내게 뭘 해주기보다 내가 상대에게 뭘 해 줄까 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훨씬 현실적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비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대가 나에게 잘 해 주길 기대하며 사는 모습은 남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삶으로서 상처가 준비되어 있다고 할 수 있죠.

상대의 기분과 기념일을 잘 알아서 챙겨주는 그런 능력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요? 오히려 대화를 통해서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봐 주고 자기가 원하는 것 또한 표현하면서 얻어내는 것이 성숙하고도 인격적인 부부관계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의 속마음을 알아서 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상대가 미리 다 알아서 해결해 주길 바란다면 상대가 얼마나 피곤해하겠습니까? 이런 태도를 일컬어 ‘상대를 조종하는 태도’이며 ‘비인격적인 태도’라고 말합니다. 부부들이 마음속에 원하는 바를 자존심 때문에 상대에게 말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리고 계속 기대를 합니다. 그것은 어쩜 ‘순수하고 지순한 사랑’에 대한 흠모가 있기 때문이죠.

나는 상대에게 그만큼 해 주지 못하면서 상대에게 대접을 받고 싶은 마음 말입니다. 앞서서 언급했던 그 30대 말의 여성은 자신과 친정은 남편에게 그리고 사위에게 지극정성으로 생일선물을 챙겨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살펴보았더니 남편이 생일선물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시댁 또한 선물이 없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남편은 성격상 작은 케이크 등 소박하게 해 주었고, 시댁에서는 식사 대신 금일봉을 주곤 하였습니다. 그러한 차이점이 있었던 것인데 그 여성은 자기가 기대하고 원하는 만큼 대우를 받지 못하였다고 해서 불만이 차고 넘치게 된 것입니다. 헛된 신념, 즉 순수하고 지순한 사랑에 대한 잘못된 신념이 낳은 불행에 빠지게 된 것입니다.

 

며칠 전부터 알려라

며칠 전부터 기념해야 할 날을 미리 알리고, 그날 어떤 선물을 받고 싶으며, 이러이러한 식당에서 식사하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는 게 상처받지 않고,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길이죠. 부부는 성장기에 상처와 결핍이 있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로서 상대를 향한 무의식적인 아버지, 혹은 어머니 역할을 기대하는 관계입니다. 그래서 많은 경우, 남편은 결혼 전 결핍이었던 따듯한 모성을 아내에게 무의식적으로 기대하게 됩니다.

그런데 아내가 무슨 일 때문에 방긋 웃는 대신에 얼굴을 일그러뜨리거나 무뚝뚝한 표정을 지으면 화가 나서 견딜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그럴 때 표정만 보고 상처를 입을 것이 아니라, 무슨 일 때문이냐고 배우자에게 관심을 보이게 되면 배우자를 이해하게 되는 길이 열리게 될 뿐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따듯한 미소도 얻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