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가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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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가끔
  • 엄광용 작가
  • 승인 2020.08.1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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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시 한 편

      바다는 가끔

                                 강은교

 

바다는 가끔 섬을 잊곤 하지

그래서 섬의 바위들은 저렇게 파도를 불러오는 거야

목 놓아 목 놓아 우는 거야

목 놓아 목 놓아

제 살을 찢는 거야

 

<사랑의 아포리즘>

-사랑의 물거품

사방에 바다가 있어도 섬이 외로운 것처럼, 주변에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 많아도 사랑을 앓는 사람은 외롭다. 섬은 ‘제 살을 찢는’ 아픔을 감수하면서 거친 파도를 부르고, 사람은 상처받을 줄 알면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목 놓아’ 부른다. 그 소리가 메아리로 변해 되돌아올 줄 알면서도 허공에 대고 울부짖는다.

-사랑은 끊임없이 밀려와 그대 가슴에 작은 포말로 부서진다. 아무리 가슴으로 안아보려 하지만, 사랑의 포말은 앙탈을 부리며 부서지는 파도처럼 작은 상처를 남기고 물거품이 되어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