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폭발시키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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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폭발시키는 사람들
  • 예현숙 박사
  • 승인 2020.08.12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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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전문상담가 예현숙박사

 

사람은 인정과 사랑을 먹고 사는 존재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랑하는 대상을 향해서 인정과 사랑의 말을 하는 데 인색하기 그지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인정과 사랑의 말은커녕 평소에 무뚝뚝하여 말을 잘 안 하는 남성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3, 40대 남성들 가운데 결혼 전 엄마하고는 제법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지만, 아버지는 몇 마디 꼭 필요한 말 외에는 말을 안 하셔서 아버지와 대화를 해 본 적이 없다는 사람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자란 남성 또한 현재의 자녀들과의 관계를 점검해 보면 그 역시 소통을 잘못하고 또한 배우자와도 소통하는 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자신이 경험한 것을 넘어서 행동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부모에게서 배운다

마찬가지로 자랄 때 부모가 그들 사이에 발생한 갈등을 잘 해결하고 화목하게 사는 모습을 보지 못한 자녀는 같은 행동을 현재의 자신의 결혼생활 속에서도 재현하기 일쑤입니다. 평소에는 그렁저렁 잘 지내는 거 같지만 어떤 갈등이 생기면 그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줄 몰라서 자기감정대로 처리합니다. 그것이 분노 폭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에게 익숙한 모습은 부모가 자주 싸우고, 냉랭한 관계 속에 있는 모습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성장 과정을 지낸 사람을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그런 부모의 피해자일 뿐이니까요. 부모 역시 생활 속에서 사랑하는 방법과 싸우는 방법을 몰라서 그렇게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힘들게 살았던 불쌍한 분들입니다. 우리의 부모들은 그렇게 힘든 부부생활을 하며 지냈기 때문에 그런 부모 밑에서 성장한 현재의 젊은 사람들 역시 그런 피해자가 많이 있습니다.

심리학에서 부부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는 요인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눕니다. 첫째는 현재 상황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이 갈등의 요소가 됩니다. 어떤 여성은 남편이 도와주지 않아 독박 육아를 하고 있다고 불평합니다. 육아의 문제가 여성에게 굉장히 힘든 문제이고, 큰 갈등의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문제로 부부 갈등을 겪으며 힘들어하고 있나요?

 

 

누구에게나 상처와 결핍이 있다, 무조건 참지는 말자

두 번째는 성장 기간의 경험이 영향을 끼쳐서 갈등의 요인이 됩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나 상처와 결핍이 있고, 상처와 결핍은 가장 가까운 사람을 통해서 보상받고자 하는 무의식적 요소가 됩니다. 하지만 기대만큼 보상이 일어나지 않을 때 힘들어지게 되고 갈등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 자기가 배운 만큼 행동하게 되는 것입니다. 유년시절 행복한 경험이 적었던 사람은 배우자와 갈등하게 되었을 때 그것을 대화로 푸는 대신 뚱하거나 화를 폭발시키기 일쑤입니다. 그리고 자기의 고통에만 집중할 뿐 상대의 마음을 잘 모를 수 있습니다. 이럴 때 배우자는 어떻게 처신해야 이 상황을 잘 넘길 수 있으며 부부가 함께 성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무조건 참는다고요? 그건 나중에 큰 병이 될 수 있습니다. 때론 너무 힘들어 아파서 앓아눕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잠시 거리를 두며 긍정적 에너지를 사용해라

저는 배우자와의 심리적 거리 두기를 제안해 드리고 싶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아무리 노력을 해도 안 되는 경우, 정서적으로 불안한 배우자가 있는 경우, 그 배우자를 비난하는 대신 그를 있는 그대로 용납하고, 적절한 마음의 거리를 두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절대로 마음에 여유와 평화를 잃지 않는 것입니다. 배우자를 향한 불쌍한 마음과 성장할 수 있다는 신뢰심으로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답이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은 긍정적인 에너지의 사용이 상대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