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사이에 ‘다름’ 때문에 생기는 갈등을 어떻게 처리하십니까?
상태바
부부 사이에 ‘다름’ 때문에 생기는 갈등을 어떻게 처리하십니까?
  • 예현숙 박사
  • 승인 2020.06.15 11: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족전문상담가 예현숙박사의 부부이야기

 

‘다름은 틀린 것이 아니고, 다를 뿐’이라는 이 말은 모든 인간 모임에서 진리입니다. ‘다름’에 대해서 공격하는 대신 존중할 필요성을 말해줍니다. 많은 부부가 배우자가 나와 다를 때 이해하려는 노력보다는 나와 다른 상대를 향하여 ‘당신은 왜 그렇게 생겨 먹었느냐?’ 또는 ‘당신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라며 많이도 싸웁니다.

지나친 양보와 인내는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제 나의 배우자가 이상하거나 틀린 것이 아니고 나와 단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인식이 되면 안 싸우게 되고 마음이 편해지던가요? 저는 부부들이 여전히 다르다는 사실 때문에 오해하고, 스트레스를 받아 많이 다투는 모습을 봅니다. 저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어쩔 수 없이 힘들 때도 있습니다. 둘 사이의 차이점 때문에 다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면 얼마나 생활이 피곤하겠습니까? 그런 관계 속에서 부부 중 어느 한쪽이 지나치게 양보를 하거나 인내를 하면서 살아야 한다면 그 사람은 자칫 우울증이 생기거나 그렇지는 않더라도 생활해 나가기가 벅찰 것입니다. 다름에 대한 존중과 배려하려는 노력이 없이는 다르다는 사실이 힘든 요소가 될 수 있는 게 사실입니다. 만약 두 사람이 싸운 것을 쉽게 망각하는 능력이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않고, 부부 중 한 사람이 예민하다면 사태는 심각해지기 마련입니다.

 

 인간은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존재이다

인간은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존재인데 부부가 서로가 다르다고 비난하고 인정하지 않는다면 결혼생활이 고단한 여정이 될 수 있겠죠. ‘우리 부부는 닮은 게 한 가지도 없다’, ‘자녀들 때문에 마지못해 산다’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걸 확인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겉으로는 쿨한 척해도 결코 만족스러운 생활을 한다고 할 수 없겠죠. 이왕 결혼생활 하는 데 차이점을 극복하고 좀 더 행복하게 지낼 수는 없는 것일까요?

차이점은 단지 생활습관의 차이, 가치관의 차이, 성격의 차이, 원 가족과의 문화적 차이 등등 많을 것입니다. 각각의 차이마다 대처하는 방법이 다를 수 있겠지만 큰 원칙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차이점에 대처하는 방식을 찾아라

한번은 30대 말의 부부를 만났습니다. 이들은 이민 생활에서 정서적으로 외로운 처지에 만나 서로 위로하면서 사랑을 키우다 결혼한 부부입니다. 두 딸이 있고, 경제적으로 안정적이라 겉으로 보기에 문제가 전혀 없어 보이지만 아내는 남편의 급하고 거친 성격에 힘들어합니다. 버럭 소리 지르는 급한 성격과 자동차를 운전할 때 툭하면 타인을 향해 욕하는 모습이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며 하소연했습니다. 그 부인은 남편이 집안일을 돕는 등 다 잘 해 주지만 성격이 자신과 너무 다른 이런 부분이 이해가 안 되고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가 커서 심지어 이혼하고 싶다는 속생각을 전해 주었습니다. 이 경우는 성격의 차이가 일으키는 문제라고 할 수 있지요. 그 여성도 차이점은 틀린 게 아니고, 다르다는 점을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이 가정의 문제는 아내가 경험하는 남편의 거친 성격이 아내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아내가 불행하다고 여기게 되었지만, 사실 차이점이 문제라기보다는 대처하는 방식을 몰랐다고 하는 것이 더 옳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자존심을 살려주라

대처방식 이전에 먼저 점검해야 할 사항은 처음 상대의 결점까지 참아낼 수 있었던 사랑의 마음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점입니다. 누구나 다 알듯이 사랑의 정서는 어떻습니까? 사랑의 긍정적인 에너지는 허다한 허물들을 감당할 수 있게 되죠. 아내는 어느덧 불만족스러움이라는 부정적인 정서에 지배당하고 있고 이 후자의 렌즈로 남편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그러니까 자신과 다른 점이 심각하게 인식되고 그것이 커다란 스트레스원이 되었던 것입니다.

남편이 아내의 숱한 불만에도 전혀 듣지 않으려 했던 것은 아내가 자신에게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는 일이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 아내에게 남편의 그 거친 부분에 대해 불만의 표정 대신 인내심을 가지고 부드럽게 자신의 요구를 표현해 볼 것을 제안했고, 남편은 그렇다면 아내의 제안을 받아들일 마음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드러운 표정과 부드러운 말이 남편의 자존심을 살려주며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게 되고, 이로써 둘 사이의 차이점은 해소해 나갈 가능성이 훨씬 크게 열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