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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광용 작가
  • 승인 2020.06.0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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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시 한 편

           연

                              박철

 

끈이 있으니 연이다

묶여 있으므로 훨훨 날 수 있으며

줄도 손길도 없으면

한낱 종잇장에 불과하리

눈물이 있으니 사랑이다

사랑하니까 아픈 것이며

내가 있으니 네가 있는 것이다

날아라 훨훨

외로운 들길, 너는 이 길로 나는 저 길로

멀리 날아 그리움에 지쳐

다시 한번

쓰러질 때까지

 

<사랑의 아포리즘>

-그리움은 사랑의 환지통이다

사랑은 연줄처럼 그대와 나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 줄이 끊어질 때 ‘아픔’이 있고 ‘눈물’이 있다. 팔다리를 잘라낸 환자가 잘려진 팔과 다리에서 통증을 느끼는 환지통(팬텀 페인)처럼, 사랑의 끈이 끊어진 뒤에도 ‘그리움의 연’이 저 하늘에 환상처럼 떠 있어 그대 가슴 아프게 한다.

-그리움은 사랑의 환지통이다. 그대가 내 곁에 없는 데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 그 저릿한 아픔이 뼛속으로 스며들어 사랑을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