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창문을 활짝 열어주는 브레인스포츠-Why 레고 Why 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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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창문을 활짝 열어주는 브레인스포츠-Why 레고 Why 체스
  • 임현주 작가
  • 승인 2019.11.01 1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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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좋아하는 놀이를 통해 꿈을 이룬 아이들의 이야기

 

4차산업혁명이니 인공지능시대이니 하는 생소한 뉴스를 접할 때마다 부모는 걱정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아이들에게 뭘 가르쳐야 할까, AI가 인간의 직업을 대신한다면 과연 우리 아이가 설 자리가 있을까.

암기하고, 계산하고, 정보를 분석하는 면에서 AI가 인간보다 우월한 능력을 지닌 것만은 확실하다. 하지만 언제나 최고의 경쟁력을 갖는 건 인간 중심의 지식이다.

AI는 똑똑한 비서 혹은 말 잘 듣는 심부름꾼 이상의 역할을 해낼 순 없다. 어떻게 하면 인간이 더 행복하고 편리한 기계문명을 누릴 수 있을지, 필요충분조건에 맞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건 결국 사람의 일이다. 기계는 사람의 감정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뇌 발달을 촉진하여 창의적 사고와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주는 놀이를 ‘브레인스포츠’라 한다. 음악, 미술, 댄스, 태권도, 바둑 등 아이가 좋아하고, 잘하고 싶어 하고, 뇌를 써서 함께 놀 수 있다면 무엇이든 브레인스포츠가 될 수 있다.

지난 16년간 놀이교육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한 나는 브레인스포츠 종목으로 레고와 체스를 선택했다.

놀이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굉장하다. 자기가 좋아하는 놀이에 몰입할 때 아이들은 가장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모습을 나타낸다. ‘최고의 자기다움’이 발현되는 것도 이 순간이다. 좋아하는 놀이를 더 잘하려고 애쓰는 동안 아이들의 뇌에선 도파민이 활발하게 생성된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힘들어하면서도 행복감을 느끼는 이 상황을 ‘낙관적 열중 상태’라고 표현한다. 아이들의 지적 호기심을 한 차원 높여주는 이 단계는 지식 쌓기의 출발점, 브레인스포츠의 진가가 발휘되는 대목이다.

 

 

덴마크어로 레고(LEGOTT)는 ‘잘 노는’이라는 뜻이다. 벽돌 모양으로 생겨서 보통 ‘브릭’이라 부르기도 한다. 아이들이 태어나서부터 물고 빨고 가지고 놀 수 있는 레고는 다양한 사이즈로 이루어졌다. 단, 어떤 경우에도 변하지 않는 것은 오직 네모난 레고를 도구로 써서 모든 형태와 색깔, 이미지를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레고의 기본 사이즈 2x4 브릭 여섯 개로 만들 수 있는 모형 개수는 몇 개나 될까?

무려 9억 가지가 넘는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이 2x4 사이즈의 레고 브릭만 가지고도 곡선, 동그라미, 소용돌이, 움푹 파인 홈, 심지어 ‘모나리자의 미소’ 같은 까다로운 예술작품도 거의 원형에 가깝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세계 150개국 이상에서 창의성의 대명사로 통하는 레고의 최대 강점이다.

한국의 레고 교육프로그램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얼마 전에는 덴마크 산업통상부 장관 일행이 직접 우리 아이들을 찾은 적도 있다. 레고의 본고장인 덴마크에도 레고로 어떻게 노는지 가르치는 곳이 없어서 한국의 교육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교육자로서 뿌듯한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체스의 강점은 집중력과 전략적 사고력을 키워주는 데 있다. 협업이 가능한 레고와 달리 체스는 철저한 자신과 싸움이다. 매번 어떤 수를 두거나 결정을 내리기 전에 ‘왜?’냐고 하는 질문에 스스로 답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지금 내가 한 선택이 결과적으로 앞으로의 경기 진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것이 나의 목표를 이루는 데 어떤 식으로 작용할지 미리 계산하고 기물을 움직여야 한다. 게임이 끝난 후에는 자신과 상대의 경기방식을 복기하면서 더 나은 게임을 위한 지식을 얻게 된다. 그러므로 체스는 지면 지는 대로, 이기면 이기는 대로 배울 게 많은 놀이라 할 수 있다. 어르신들의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아이들은 어떻게 하면 레고를, 체스를 잘할 수 있을지 스스로 묻고 방법을 알아가는 지식 쌓기를 통해 배움의 차원을 계속해서 높여간다. 인생의 첫 놀이가 미래 경쟁력의 원천으로 작용하며 노후까지 이어지는 것, 이것이 ‘놀이의 기적’이다.

 

 

 

임현주 (주)플레이웰코리아 대표, 작가

 

21세기형 융합교육의 비전을 제시하는 브레인스포츠(Brain Sports)의 저자 임현주는 국내 레고와 체스 교육 분야의 독보적인 존재로, FLL, WRO, 로보컵, FIDE 등 세계대회에서 여러 차례 수상하여 아동·청소년 교육계에 새바람을 몰아왔으며 국제학교와 과학영재고 및 국내외 명문대학 신입생을 다수 배출하였다.

국내 몇 안 되는 체스 구단주로서 체스 꿈나무 육성에 앞장섰으며, 한국 로보컵 조직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저자는 16년간 K.F.C.(Korea Fun Club) 팀을 이끌고 놀이를 통해 한국의 아이들이 세계 각국의 친구들과 교류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아이들과 직접 소통하며 브레인스포츠 영재 양성에 힘써 왔다.

또한 놀이라는 콘텐츠와 아동심리를 결합한 플레이웰 아동·청소년 심리연구소를 개설, 체계적이고 심도 있는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저자는 교육 관계자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활발한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