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눈 먼 처녀에게 찾아온 잔인한 사월
윤사월
박목월
송화 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 집
눈 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 대이고
엿듣고 있다.
찾아오는 이 없는 산지기 외딴집, 외롭고 눈먼 처녀에게도 잔인한 사월은 찾아왔습니다.
그녀가 문설주에 기대고 엿듣는 건 뭘까요.
어느 젊은이가 찾아주길 기다리겠지요. 그러나 독자의 기대엔 이미 가당찮은 일이고.
그래도 꾀꼬리는 처녀의 기대를 키위주고 있네요. 그녀는 들을 수 있으니까요.
이게 눈먼 처녀에게만 해당하는 일일까요.
우리 모두의 절망과 기대라는 보편적 상황을 산속 외딴집 눈먼 처녀에게로 전이시키고 있네요. 어쨌든 송홧가루 날리는 윤사월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혹시 꾀꼬리 울음소리에 밤잠을 설치고 계시지는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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