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지옥-序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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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지옥-序詩
  • 엄광용 작가
  • 승인 2020.05.1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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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시 한 편

          사랑의 지옥-序詩

                                             유하

 

정신없이 호박꽃 속으로 들어간 꿀벌 한 마리

나는 짓궂게 호박꽃을 오므려 입구를 닫아버린다

꿀의 주막이 금세 환멸의 지옥으로 뒤바뀌었는가

노란 꽃잎의 진동이 그 잉잉거림이

내 손끝을 타고 올라와 가슴을 친다

그대여, 내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나가지도 더는 들어가지도 못하는 사랑

이 지독한 마음의 잉잉거림,

난 지금 그대 황홀의 캄캄한 감옥에 갇혀 운다

 

 

<사랑의 아포리즘>

 감옥에서 황홀을 꿈꾼다

철창 속에 마음을 꼭꼭 묶어두는 것이 사랑이다. 사랑을 앓기 시작한 순간, 당신은 그대를 바라보는 것 이외에는 모든 시선이 차단된 감옥에 갇혀 버린다. 그런데 그 감옥은 결코 편하지 않다. ‘나가지도 더는 들어가지도 못하는 사랑’이기 때문에 당신은 ‘지독한 마음의 잉잉거림’ 같은 가슴앓이를 할 수밖에 없다.

-사랑은 캄캄한 감옥에서 황홀을 꿈꾸는 것이다. 지독한 사랑일수록 감옥의 철창은 더욱 견고하고, 그대가 꿈꾸는 황홀은 그만큼 짙은 향기를 뿜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