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울 때는 의식적이 되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점은 그저 용납하고 수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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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울 때는 의식적이 되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점은 그저 용납하고 수용하라!
  • 예현숙 박사
  • 승인 2020.04.17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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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전문가 예현숙박사의 부부이야기

 

지난번 이야기에서 부부싸움을 할 때 의식적일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말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오늘도 부부싸움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하고 싶네요. 잘 싸우는 것이 무척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의식적인 싸움은 인격적인 싸움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무엇 때문에 싸움이 발생하고 있고, 그것은 싸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아주 잠깐이지만 생각하는 것을 포함해서 싸움이 부지불식간에 시작되었더라도 자신의 언어가 너무 거칠게 나가고 있거나 목소리가 불필요하게 크거나 방어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사실 등을 자각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자각함과 동시에 자신의 행동을 조절할 수 있다면 의식적인 싸움이라고 할 수 있겠죠.

 

배우자를 이해 못 하는 것은 자신을 이해못하는 것

만약 배우자의 말과 행동에 자동으로 반응을 하고 있다면 그건 의식적인 싸움이 아니고 본능적인 싸움입니다. 본능적인 싸움은 동물적인 감각으로 싸움을 하는 것이므로 인격적인 싸움과는 자연히 거리가 멀게 되는 것이고, 경험해 보셔서 잘 아시겠지만 ‘나’ 우선이 될 것입니다. 결코, 져서는 안 되는 치열한 싸움이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 싸움에는 승자가 없고 둘에게 남는 것은 생채기뿐입니다. 이런 싸움을 반복하다 보면 지치게 되고, 지긋지긋한 결혼생활이 되기가 쉬운 거죠. 왜냐하면, 감정이 상해가기 때문입니다. 감정이 상하면 상대를 돌볼 마음의 여유가 사라지지요. 내가 피곤해지므로 더욱더 ‘나’ 우선이 되기 쉬워서 상대를 돌아볼 마음이 안 생기게 됩니다. 자연히 결혼생활이 위태롭게 되어갑니다. 사실 결혼생활은 매일 새로운 지평을 넓혀가는 과정이 되어야 하고, 서로에 대해서 배워나가는 과정이 되어야 하지만 이렇게 되면 완전히 반대의 상황이 만들어지는 판국이 되는 것입니다.

기독교의 바이블에는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즉 서로가 사귐이 필요하고, 짝이 필요하고, 서로 도와주며 사는 것이 필요하다는 가르침입니다. 사람은 혼자 있으면 자신을 온전히 알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대화를 통해서 자신을 발견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결혼생활은 서로를 통해서 자신을 발견할 뿐 아니라 상대를 발견해 가는 커다란 모험이자 즐거운 생활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배우자를 이해하는 데 실패를 한다면 그것은 자신을 이해하는 데 실패한 것과 마찬가지가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또한 자신이 성숙해지는 데 실패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배우자의 문제점을 수용하고 받아들여서 부족함을 채워줘라

부부들은 처음 밀월 단계에서 그다음 단계인 두 번째 단계에 이르면 상대방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 같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실망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많은 갈등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지요. 눈에 띄지 않았던 결점들이 유난히 크게 보이고, 그런 결점들이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버럭 화를 낸다든지, 욕설을 한다든지 원망, 한탄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부정적인 방법을 사용해서는 상대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꿀 수 없습니다. 부부들이 상담실에 와서 이렇게 하소연합니다. “애원도 해 보고, 달래기도 해보고 협박도 해 보았는데 안 되어요.” 그건 그 사람도 자기 문제를 어떻게 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럴 땐 이제껏 사용하지 않은 방법을 사용하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람은 잘못이나 단점을 이야기하면 상대의 기분만 그르칠 수 있습니다. 다른 형태로 상대에게 다가가는 것이 필요하지요. 그저 상대를 사랑함으로써 가능한 것입니다. 배우자의 문제점을 수용하고, 받아들임으로써 배우자를 도울 수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배우자를 이해해 주고 그 부족함을 채워주려고 노력함으로써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것에 대해 비난을 하는 것이 아니라, 통찰력 있게 이해함으로써 함께 해결해 나가려는 자세를 가지려고 하는 것이지요.